경찰 “돈 출처 직원 진술 엇갈려”
경북 청도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에게 현지 경찰서장이 돈 봉투를 나눠 준 ‘청도 돈 봉투 살포사건’이 한국전력 비자금 수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에게 주민 살포용 자금 1700만 원을 건넨 이강현 전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장(56) 등 한전 직원 5명을 조사한 결과 돈의 출처를 놓고 진술이 엇갈려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전 지사의 한 직원은 “개인 계좌에서 돈을 출금해 경찰에 건넸다”고 말한 반면, 다른 직원은 “사무실에 있던 현금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전 직원들이 개인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에게 사비를 줬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낮다”며 “출처 해명도 엇갈리는 만큼 한전 본사의 자금인지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부하 직원을 시켜 100만∼5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주민 7명에게 전달한 이 전 서장의 사무실을 수색했지만 한전 자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등의 추가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