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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김효주의 배짱, 18번홀서 41승 전설을 울렸다

입력 | 2014-09-16 06:40:00

김효주. 사진제공|KLPGA


강심장 김효주 침착하게 4.5m 버디 성공
카리 웹, 파만 해도 최소 연장전 불구 보기

19세 소녀골퍼가 전설을 무너뜨렸다.

김효주(19·롯데)가 2014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에서 LPGA 통산 41승의 베테랑 카리 웹(40·호주)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우뚝 섰다.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45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웹(10언더파 274타)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다. 4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우승을 향한 한 치의 양보 없는 샷 대결이 펼쳐졌다. 승부처는 가장 어렵다는 16∼18번홀이었다. 줄곧 선두를 달리던 김효주는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2위로 밀려났다. 웹이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2홀밖에 남지 않아 경험이 많은 웹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효주는 집중력과 배짱, 완벽한 기술로 웹을 무너뜨렸다.

17번홀(파4)에선 김효주의 집중력이 빛났다. 두 번째 샷으로 뒤땅(클럽 헤드로 땅을 때리는 미스샷)을 치며 김효주답지 않은 실수를 했다. 1타를 더 잃는다면 우승과 더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이 큰 위기를 19세 김효주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넘겼다. 세 번째 샷으로 공을 홀에 바짝 붙여놓았고, 가볍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웹은 2온에 성공했지만 버디 퍼트를 놓쳐 달아나지 못했다.

18번홀(파4)에선 김효주의 배짱과 완벽한 기술이 웹의 경험을 압도했다. 웹은 파만 해도 최소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우승에 대한 과욕이 화를 불렀다. 그린 밖에서 웨지로 굴린 공이 홀을 훌쩍 지나갔다. 오히려 김효주는 침착했다. 4.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그대로 홀에 집어넣으며 웹을 궁지로 몰았다. 상황은 역전됐고, 웹은 파 퍼트마저 놓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경기 후 웹은 “김효주의 18번홀 세컨드 샷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늘 최고의 플레이를 했다”고 칭찬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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