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논의 불발… 국회공전 장기화 정의화 의장, 본회의 소집 거부 與 “단독 의사일정 추진” 반발… 鄭 “한계점 왔다… 26일 본회의”
與 초재선 의원들, 국회의장에 직권상정 촉구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 소리’ 소속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정의화 의장(가운데)을 만나 본회의 소집과 민생법안 직권상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두 차례의 여야 협상안은 사실상 파기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협상대표였던 박영선 원내대표가 탈당 가능성을 내비치자 새누리당에서는 “협상 대상이 사라졌다”는 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에서는 법안 처리에 미온적인 정의화 국회의장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협상 채널이 붕괴되면서 세월호 파행 정국이 빚어낸 ‘식물 국회’가 연말까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與 “26일 본회의는 너무 늦어”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의장이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트지 않고 있다”며 “의장이 영호남 화합을 이뤄내 차기 대선에서 ‘(영호남) 통일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대출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장이 26일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민생 현안을 시급히 처리하기 위해선 너무나 긴 시간”이라며 “본회의 일정을 앞당겨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참다 못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여당 단독으로라도 국회 의사 일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16일 오전 10시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할 것이다. 야당이 참여하든 안 하든 의사 일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회의장을 향해 본회의 개최 일정을 앞당기게 하기 위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관측이 있다.
○ “현재 야당의 협상대표가 없다”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중도 성향 소장파 의원 18명도 모임을 갖고 정 의장과 야당을 압박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91개 법안 때문에 정기국회가 날아갈 수 있다”며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이제는 한계점에 왔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본회의 강행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협상 파트너가 없어져 버렸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13일 있었던 박 원내대표와의 회동과 관련해 “야당의 주장은 사실상 (재합의안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에선 사실상 문재인 의원이 지배주주 아니냐”라며 “문 의원은 협상과 관련해 ‘유가족들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태도에 변화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