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입대前 수감 부친 15분간 면회 15일 모친-외삼촌과 입영행사 참석… 가족에게 큰절 올리며 軍생활 시작 노 前대통령도 외손녀 소식에 뿌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 민정 씨(왼쪽)가 15일 ‘제117기 사관후보생 입영식’이 열린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어머니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나란히 걷고 있다. 더팩트 제공
“깊게 생각해서 선택한 길이니 건강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라.”(최태원 SK그룹 회장)
재벌가 여성으로는 처음 군대에 지원해 화제가 됐던 최 회장의 차녀 민정 씨(23)가 입대 직전 아버지를 면회했다.
최 회장은 평소에도 민정 씨와 대화를 자주 나눴다. 두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의 리더십’과 관련해 동일한 인물을 역할 모델로 삼고 있을 만큼 가치관 측면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영국 출신 남극 탐험가로 1914년 남극 탐험 도중 조난돼 600일 넘게 고립된 상황에서도 대원 27명을 모두 무사히 귀환시킨 어니스트 섀클턴이 바로 주인공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민정 씨는 이번 해군 사관후보생 선발 면접 때 섀클턴의 리더십에 감명 받아 해군에 지원했다고 밝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한창이던 2009년 초 사내방송에 출연해 그해 경영방침을 소개하며 섀클턴의 이야기를 다룬 책인 ‘인듀어런스’ 내용을 발표 자료로 썼다.
민정 씨는 1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117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입영행사에 참석했다. 어머니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외삼촌인 노재헌 씨 등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민정 씨는 가족들과 포옹한 뒤 소대 동기들과 단상에 올라 가족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으로 군대 생활을 시작했다.
민정 씨는 학생 시절부터 “집에서 한 명 정도는 외할아버지(노태우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것도 의미 있지 않느냐”는 말을 종종 할 만큼 군인이 되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도 외손녀가 군대에 지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뿌듯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