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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톡톡]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IS 최고지도자 이름에 담긴 뜻은?

입력 | 2014-09-16 03:00:00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왜 그렇게 칼리프국(칼리파트)이란 호칭에 집착할까. IS 최고 지도자의 이름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의미를 풀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71년 이라크 북부 사마라에서 태어난 바그다디의 본명은 ‘이브라힘 아와드 이브라힘 알리 알 바드리 알 사마라이’다.

그런 그가 IS에 참여하면서 쓰기 시작한 이름에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담겼다. 먼저 ‘아부 바크르’는 역사적으로 초대 칼리프의 이름이다. 632년 최후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죽고 난 뒤 권위를 계승 또는 대리해 이슬람 공동체 ‘움마’를 다스리게 된 최초의 칼리프가 바로 무함마드의 오랜 친구였던 아부 바크르(573?∼634)다. 그는 이라크와 시리아 정복에 착수한 최초의 이슬람 지도자이기도 하다. IS는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북부를 영토로 삼고 있다. IS 이전 명칭인 ISIL(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 또는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 역시 이 지역 이름에 기초한다.

바그다디는 ‘바그다드 출신’이라는 뜻이다. 사마라 출신인 그가 왜 이 이름을 쓸까. 2010년 4월 미군 공습으로 숨진 IS의 전임 지도자 아부 오마르 알 바그다디의 이름을 계승한 것일까. 그보다는 칼리파트의 역사에서 바그다드의 중요성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슬람권에선 수니파와 시아파 공통으로 초기 4대 칼리프(아부 바크르-우마르-우스만-알리)를 정통 칼리프로 인정한다. 시아파는 그 최후의 칼리프인 알리와 그의 후손만을 정통으로 인정한다. 반면 수니파는 알리 이후 우마이야 왕조(661∼750년)와 압바스 왕조(750∼1258년)도 칼리파트로 받아들인다. 우마이야 왕조의 수도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였고 압바스 왕조의 수도는 이라크의 바그다드였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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