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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朴대통령 세월호 발언’ 아전인수 해석

입력 | 2014-09-17 03:00:00

與 “이제 야당 결단만 남아”… 野 “협상 더 어렵게 만들어”
특별법 처리 사실상 ‘가이드라인’… 타협 돌파구 마련 쉽지않을듯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대한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향후 여야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사실상 지난달 2차 여야 원내대표 협상안대로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촉구한 것이어서 야당과의 협상 여지는 더 줄어든 셈이다.

여야는 서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여야 원내대표 합의 내용에 힘을 실어줘 흔들림 없이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및 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 선을 긋고 기존 여야 원내대표 합의대로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대통령이 직접 요구한 만큼 이제는 야당이 결단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협상대표인 이완구 원내대표도 그동안 “더이상 추가 협상은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날 박 대통령과 회동을 가진 새누리당 지도부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회동 직후 이 원내대표는 “2차 합의안 이상으로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언제든지 야당을 비롯한 유가족과 대화하겠지만 2차 합의안이 새누리당이 제시할 수 있는 마지막 안”이라고 못 박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도 성역 없는 진상 조사의 대상”이라며 “그런데도 대통령이 나서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및 기소권을 줄 수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2차 합의안에 대해 ‘마지막 결단’이라고 함으로써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물론이고 국회 정상화도 더 어렵게 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이 2차 협상으로 끝내라고 하는데 새누리당이 어떻게 협상을 할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세세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주고 그 이상은 타협 불가라는 입장을 천명한 발언은 이완구 원내대표와 여당 의원들에게 내리는 교지”라고 주장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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