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장 내편 심기 물밑경쟁 중도파는 색깔 약한 이석현 염두… 친노는 원혜영-유인태 내심 지지 세월호法 협상 지연 뻔한데도 강경파 “朴 원내대표 사퇴”만 외쳐
○ 비대위원장 문희상? 이석현?
당내 각 계파는 16일 비대위원장 후보로 자기 계파에 유리한 인사를 두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다. 중도파들은 국회부의장인 이석현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부의장은 당헌상 당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중 최고 득표자, 원내대표에 이어 당 서열 4위다. 계파 색도 뚜렷하지 않은 게 강점이다.
○ 19개월 남은 20대 총선이 변수
비대위원장 자리가 정해지면 비대위원은 각 계파를 대변하는 인사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지역위원장 배분은 계파 안배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차기 당권을 놓고 각 계파 수장들이 직접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친노 좌장인 문재인 의원, 정세균 의원, 옛 민주계와 호남에 지분을 갖고 있는 박지원 의원, 486 그룹의 이인영 의원 등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당직자는 “크게 보면 친노 대 비노의 대결이 되지 않겠느냐”며 “진영별로 합종연횡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금 이 당으로 되겠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에서 차기 당권을 쥔 쪽도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총선이 19개월이나 남았기 때문에 당장 분당 또는 탈당이 현실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엉망진창이 된 새정치연합이 내년 3월 전당대회 이후에도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해 총선 전망이 암담해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차기 당대표가 1년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시 봉합된 뿌리 깊은 계파 갈등이 터져 나오면서 중도통합을 지향하는 제3지대 정당 구상이 구체화할 수도 있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당 밖에서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이 무르익는다면 당 안의 분열 조짐과 맞물려 ‘야권 빅뱅’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 우원식, 은수미, 최민희 의원 등 강경파 의원 10여 명은 여전히 박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은 물론이고 원내대표직도 내놓으라고 촉구하고 있다.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며 박 원내대표가 들고 온 합의안 거부를 주도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가 당에 남더라도 원내대표직에서 즉각 물러날 경우 세월호 특별법 협상은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새 원내대표 선출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정말 황당한 사람들”이라며 “일의 선후, 중요성 등을 전혀 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