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이 의총서 추천한 비대위장 임명… 세월호 협상뒤 원내대표 사퇴 추진 중도파 “黨 떠날 사람은 강경파”… 정계개편 필요성 공론화 나서
박영선 빈 자리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롯해 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텅 비어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정치연합은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①의원총회 등에서 새 비대위원장을 추천하면 박 원내대표가 임명 ②세월호 특별법 협상 타결에 노력한 뒤 결과와 관계없이 원내대표직 사퇴 등 두 가지 안(案)에 대해 찬반을 물었다. 박 원내대표를 복귀시켜 ‘질서 있는 퇴진’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소속 의원 129명(박 원내대표 제외) 가운데 100여 명이 설문에 응했고, 이 가운데 85명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미국에 있는 박 원내대표 남편 이원조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탈당을 만류했다. 권 고문은 “비상대권을 쥔 당수가 탈당하는 것은 전례가 없었다”며 “당이 위기 상황이니 끝까지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득했다.
당 내부에선 박 원내대표의 탈당 여부와는 별개로 정계 개편 필요성이 차츰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강경파가 일방적으로 당 지도부를 흔들어대는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강경파와의 결별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다.
조경태 전 최고위원은 “당 상황이 봉합 수준을 넘었다. 해체 또는 분해 수준으로 가야 한다”며 “제3지대에서 합리적인 사람들끼리 건전한 야당, 수권 야당을 만들어 내야만 다음 총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2012년 4월 총선 때 친노(친노무현) 성향의 한명숙 대표 체제하에서 문재인 이해찬 의원 등이 공천권을 행사한 결과다. 당내에선 “이 사람들이 떠나면 가장 좋지만 비례대표는 ‘탈당=의원직 상실’이어서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정계 개편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한 지붕 아래서 지내되 노선, 이념 등을 놓고 충돌하면서 서로에게 “싫으면 떠나라”는 식의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수진 jin0619@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