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 류중일(오른쪽) 감독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이틀째 훈련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아시안게임 같은 단기전에서는 감독의 역량이 페넌트레이스 때 보다 훨씬 중요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AG대표팀 향한 김재박 위원의 조언
대회기간 짧아 선수 특성 변화 힘들어
감독의 선수 능력 파악과 팀워크 중요
작전대로 움직이는 선수들 희생 필요
야구대표팀에게는 항상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실패도 있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도 한국은 동메달에 그쳤다. 11월 30일 첫 경기 대만전에서 2-4로 패배, 12월 2일 두 번째 경기 일본전 7-10으로 져 나머지 3경기를 모두 콜드게임으로 이기고도 금메달의 꿈을 날려버렸다.
잊고 싶은 기억이지만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도 있다. 공교롭게도 김재박(사진) 전 LG감독 겸 KBO 경기운영위원에게는 주홍글씨처럼 그 두 번의 드림팀 실패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평소 입이 무겁고 겉으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서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그에게 어렵지만 2차례 패배의 교훈 속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게 주는 충고를 들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
팀워크는 김재박 전 감독뿐 아니라 모든 야구인들이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한다. 대표팀은 저마다 팀에서 가장 잘난 선수들이 모인 곳이다. 김 전 감독은 선수마다 처한 위치에 따라 생각도 다르고 짧은 기간의 대회가 끝나면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마음을 얼마나 잘 뭉쳐내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야구는 때의 경기다. 선수들은 감독이 원하는 그 능력을 필요한 순간에 보여줘야 한다. 그것은 선수들을 빛나게 하는 플레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번트일수도 있고 대수비 대주자 혹은 불펜에서 투수의 공을 받아주는 허드렛일일수도 있지만 이를 거부하거나 싫어하면서 불평을 늘어놓는 선수가 생기면 팀은 깨진다. 김 전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을 모으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잘 구슬려서 따라오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 감독은 선수의 장점만 보고 살려야
야구대표팀은 급조된 팀 인만큼 류중일 감독의 선수파악 능력도 중요하다고 봤다. 소속 팀에서 오래 데리고 있던 선수라면 특정 상황에서의 플레이 습관, 멘탈의 한계까지 다 알 수 있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다른 팀 선수다. 감독이 모든 선수들의 기량 전부를 파악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라고 했다. 굳이 단점을 수정하는데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장점만 살려서 지금의 플레이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