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켈로부대 노병 22명, 61년만에 백령도 사령부 찾아
켈로부대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유격백마부대원들이 16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위치한 켈로부대 사령부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막사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백령도=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당시 부대원들을 지휘했던 백령도의 켈로부대 사령부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막사를 찾아 숨진 전우들을 기리겠다는 애틋한 마음이 80, 90대 노병들을 움직였다. 인천항에서 배로 206km 떨어진 곳이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가 마련한 자리였다. 최 대표의 아버지는 백마부대 출신 납북자 고 최원모 씨. 올해 7월 켈로부대원이자 납북자로서는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최 대표는 유격백마부대전우회장을 맡고 있다.
백령도가 가까워지자 엄숙한 표정을 짓던 이들은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섬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수십 분 달려 야산에 도착하자 켈로부대 사령부 막사가 나타났다. 철조망에 둘러싸여 일반인 접근이 통제된 곳. 서너 평(약 10∼13m²)이나 될까. 사령부 막사 치곤 좁은 데다 세월의 무게에 눌린 그곳에 켈로부대원의 피와 땀이 서려 있었다.
백마부대원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켈로부대 산하의 또 다른 연대인 옹진학도유격부대 출신 목영설 ‘한국유격군D-11옹진학도부대전우회’ 회장(86)은 “예하 부대에 일사불란하게 지시를 내리는 데 사용됐던 막사 주변의 안테나 수십 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탄식했다.
부대원들은 장렬히 전사한 전우들을 위해 제를 올린 뒤 꼿꼿한 자세로 거수경례했다. 이들의 여정에 유가족 20여 명도 함께했다.
백령도=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