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력. 스포츠동아DB
■ ‘마크맨’ 김종력
“가난하고 힘들었던 삶 일으켜준 게 자전거
노력 만큼 결과…연말 그랑프리 결승 목표”
“자전거는 가난하고 힘들었던 내 삶을 일으켜 준 소중한 존재다.” ‘마크맨’ 김종력(31)은 비교적 이른 나이인 21세에 경륜선수가 됐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웠고, 중고교 사이클 선수시절 성적도 좋지 않았다. 실질적인 가장역할을 하던 그는 생계곤란 사유로 군 면제를 받자 곧바로 11기 경륜후보생에 지원했다. 두 여동생의 학비와 생활비 마련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2004년 훈련원을 11등으로 졸업한 그는 데뷔 후 줄곧 특선급 붙박이로 활약하고 있다. 경제적인 절박함과 책임감이 11년간 꾸준한 성적을 낸 원동력이다.
- 자전거와 인연은.
“창원 경원중 시절 아버지가 운동을 권유하셨다. 부모님 이혼 후 심리적으로 힘들었는데, 운동으로 어려움을 잊기 위해 교내 사이클부를 찾았다. 그때 얼굴이 검고 혀가 짧던 이현구(16기)를 처음 만나 절친이 됐다.”
“집에서 아버지와 구워먹는 삼겹살이다. 학창시절 아버지가 운동하는 나를 위해 삼겹살을 많이 사주셨는데, 그때 추억 때문인지 이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삼겹살이 제일 맛있다.”
-지난달 스포츠동아배에서 준우승, 2년만에 빅매치 입상을 했다.
“기대를 많이 안했는데 경주가 풀렸다. 올해 첫 출전한 대상경주였지만, 마음을 비우고 내 주특기인 ‘마크’에 주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최근 4년간 입상 전법의 83%가 마크(특정선수의 바로 뒤에 붙어 달리다 막판역전이나 2착 입상을 노리는 주법)였다. 왜 그렇게 마크를 좋아하나.
“마크가 경륜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몸싸움은 기본이고 나란히 달릴 때 버틸 수 있는 견제력도 갖춰야 하는 게 마크다. 무엇보다 낙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가끔 선행을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입상 확률도 높아 마크에 주력한다.”
- 올 시즌 목표는.
“노력 만큼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 좌우명이다. 온 힘을 다해 연말 그랑프리 결승 진출을 노리겠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