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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대 카지노업체 ‘엇갈린 행보’

입력 | 2014-09-19 06:55:00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임병수 사장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도심형 복합리조트로 발전시키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의 강남점(위쪽)과 2017년 3월 1단계 오픈 예정인 영종도의 대규모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조감도. 스포츠동아DB


■ 청와대發 복합리조트 개발지원 훈풍

GKL, 코엑스 개발·크루즈 사업 등 의욕
파라다이스, 영종도 프로젝트 추진 탄력
강원랜드 노사갈등 내환 11월 본격 합류


박근혜 대통령은 8월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미흡하다”며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한동안 주춤하던 복합리조트 개발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게이밍산업(카지노)업체들도 변화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 분주하다. 매출액 기준으로 게이밍산업의 대표기업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파라다이스, 강원랜드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복합리조트에 대한 청와대발 훈풍 속에서 세 기업의 행보는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코엑스에 도심형 복합리조트’

GKL은 서울 삼성동의 강남점, 남산 힐튼호텔의 힐튼점, 부산 롯데호텔의 부산점 등 3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방문객은 160여만 명이고, 올해 매출목표는 5억4500만 달러(약 5676억원).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로 정부출자 공기업인 GKL은 올해 복합리조트와 관련해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 3월에 영종도 진출을 선언한데 이어 최근에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속한 파르나스호텔 인수전에도 참가했다.

GKL 임병수 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신기업가치관 선포식에서 “카지노를 기반으로 건강한 관광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GKL의 존재 이유”라며 “글로벌 레저기업으로 2025년까지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임 사장은 “코엑스 강남점을 도심형 복합리조트로 탈바꿈하고, 관광공사와 함께 2025년까지 카지노 크루즈 4∼5척을 한중일 태평양에 띄우겠다”고 말했다.

● 파라다이스 ‘2017년 3월까지는…’

파라다이스그룹(이하 파라다이스)은 게이밍산업 3대 기업 중 가장 먼저 복합리조트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인천 영종도 국제업무지역에 33만m² 규모의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복합리조트와 관련한 장밋빛 계획이 속속 등장하는 과정에서 파라다이스의 행보는 의외로 조용하다. 하지만 차분한 가운데 ‘파라다이스시티’ 프로젝트는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총공사비 7340억원에 대한 차입을 성공적으로 조달했고, 실시계획 승인의 걸림돌이던 경관심의도 “심의대상이 아니다”라는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을 받았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실무적인 몇 가지 준비가 끝나면 본격 착공에 들어갈 것이다”며 “착공 시기는 9월 중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는 조금 늦어져 올가을 안에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 이전해 오는 카지노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아직 게이밍 테이블이나 머신 수 등 구체적인 파라다이스시티’는 1단계로 호텔, 컨벤션, 카지노, 레스토랑 등 상업시설과 테마파크 일부를 2017년 3월에 오픈하고, 호텔 스파 쇼핑시설이 포함된 2단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1단계 오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규모를 공개하긴 이르지만, 국내 최대 규모는 자신한다”고 밝혔다.



● 강원랜드 ‘노사갈등, 경영진공백 내환’

1999년 개장한 강원랜드는 지난해 카지노 부문 매출 1조277억원을 기록했다. 14개 업체, 17개 영업장인 게이밍산업에서 단일영업장으로는 1위 매출이다. 시설 규모도 테이블 200대, 머신 1360대로 가장 크다. 15년간 쌓은 카지노 운영 노하우는 복합리조트를 준비하는 이웃 일본에서 견학을 올 정도다.

그런데 8월 대통령 발언으로 탄력을 받은 복합리조트 개발 러시에 정작 토종 브랜드를 자부하는 강원랜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미래 청사진은 커녕 올해 고달픈 ‘내환’에 시달렸다. 사장과 부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4월 이후 지금까지 공백 상태다. 강원랜드는 11월 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장과 부사장을 동시에 임명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한 달 이상 수장의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 미래를 책임질 경영 판단을 해줄 사령탑이 없다 보니 강원랜드는 6월 워터파크 시설 ‘워터월드’ 착공 외에 이렇다할 변화의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에 반발한 노조와는 7월부터 거의 두 달 동안 노사갈등을 빚으면서 개장 이후 첫 총파업을 겪기도 했다.

또 복합리조트 진출을 추진하는 외국 기업들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공공연히 거론하는 상황에서 정작 국내 유일의 ‘오픈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출입일수 규제, 베팅액 규제 등 각종 제도적 통제에 묶여 있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이 유보된 레저세 논란도 결국 강원랜드를 ‘복합리조트 노하우를 갖춘 우량기업’이 아닌 ‘세수확보용 금고’로 보는 시각에서 출발했다. 이런 행보에 대해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과연 변화의 흐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시선이 쏟아진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중장기 발전을 위해 필요한 10대 과제는 내부적으로 이미 연구검토가 끝났다”며 “11월 신임 경영진이 취임하면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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