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電부지 일대 부동산 동반상승 현대車가 땅 40% 기부땐 3.3㎡당 실제 매입가격 7억 육박 충무로 땅값 2억5410만원 훌쩍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5500억 원에 달하는 ‘통 큰 베팅’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터를 품에 안으면서 낙찰가의 적절성을 놓고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당초 한전 본사 터가 5조 원 안팎에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액의 갑절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자 “예상보다 너무 높은 가격”이라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연구위원은 “매각 차익을 노린 투자용이 아니라 사옥으로 이용하는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거액을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발 호재 등을 감안한 미래 가치와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이라는 희소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베팅할 만한 가격이라는 의견도 있다. 문주현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1987년 3.3m²당 500만 원대였던 강남 테헤란로 땅값이 최근 2억 원까지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면서 “강남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는 투자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낙찰가와 대기업 본사 이전 효과는 주변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들어서면 인근 오피스빌딩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빌딩거래전문 정보업체인 알코리아의 황종선 대표는 “한전 본사 근처 중소형 빌딩 시장은 한전 본사 터 개발 소식이 나온 뒤 지하철9호선 개통 소식까지 맞물리면서 1년 새 매매 호가가 10∼20%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전 터 개발 소식이 나온 뒤 3.3m²당 1억 원 안팎이던 대로변 일대 토지 가격은 1억2000만 원 수준으로 뛰었다.
김현진 bright@donga.com·정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