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전 삼성동 부지 새 주인]
삼성전자 입찰 실무팀은 18일 낙찰 결과가 나오기 전 이재용 부회장에게 한전 부지 입찰 탈락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를 받은 이 부회장은 결과에 대해 질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타운’ 조성 계획이 물 건너가 아쉽다”면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예상을 뛰어넘는 입찰가를 적어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개발 비용까지 합치면 15조 원이 훌쩍 넘을 텐데, 그 돈이면 반도체 라인을 새로 지을 수 있다”며 “수익성을 고려하면 써내기 어려운 가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오전 내내 사무실에서 현대차의 입찰 가격이 화제였다”며 “졌다는 아쉬움이나 패배감보다도 현대차가 10조 원 이상을 써냈다는 사실에 다들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한전 부지를 매입하는 데 성공하면 첨단 ICT 산업 인프라와 대규모 상업시설, 다양한 문화공간이 결합된 ICT 타운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분간 ICT 타운 구상이 실현 불가능하게 됐지만 이번 입찰 탈락이 삼성전자의 기존 사업이나 경영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유망 해외 정보기술(IT)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