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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 19일 개막]너의 웃음기 가시게 해주마

입력 | 2014-09-19 03:00:00

박태환-쑨양, 21일부터 세기의 대결
자유형 200m-400m-1500m 승부
광저우땐 朴이 2승1패로 앞섰지만 런던올림픽 400m선 쑨양이 승리




라이벌 인사도 대화도 없이… 아시아 최고 선수로서 라이벌 대결을 펼칠 ‘마린보이’ 박태환(인천시청·왼쪽 사진)과 중국의 쑨양이 18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 나타나 훈련했다. 두 선수는 함께 훈련했으나 이날 어떤 인사나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인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8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 한국과 중국의 두 수영 스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오전 8시쯤 나타나 수영장 밖에서부터 몸을 풀었다. 이어 1시간쯤 뒤에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23)이 나타나 훈련을 시작했다. 둘은 각자 훈련에만 집중했다. 물속에서 함께 훈련한 시간은 약 30분이었고 서로 레인이 달랐다. 먼저 훈련을 끝낸 박태환이 10시쯤 자리를 떴다. 아시아경기와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자주 만난 사이지만 이날은 어떤 인사나 대화도 없었다. 17일에도 훈련 시간이 잠깐 겹쳤지만 둘이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 아시아 최고의 빅 매치를 앞두고 있는 둘로선 서로의 존재가 껄끄러울 만도 했다.

○ 21일 빅뱅이 시작된다

박태환과 쑨양은 21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리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첫 대결을 시작한다. 남자 자유형 200m는 이번 대회 경영에서 첫 번째 금메달이 나오는 종목인 데다 박태환과 쑨양의 대회 첫 대결이어서 누가 기선 제압을 할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경기다. 박태환은 이미 이 종목에서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 우승하면 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쌓는다.

박태환과 쑨양은 명실상부한 월드스타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쑨양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남자 수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태환과 쑨양의 본격적인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 것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다. 둘은 세 종목에서 대결해 박태환이 자유형 200m와 400m, 쑨양이 자유형 1500m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박태환과 쑨양은 23일 자유형 400m, 26일 자유형 1500m에서도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 자신감 넘치는 박태환

이번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쑨양은 자국 스포츠용품업체 광고를 찍으면서 박태환을 깎아내리는 멘트를 해 박태환을 자극했다. 요약하면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박태환이 아시아기록을 깼지만 그걸 내가 깼다. 수영장 이름을 박태환을 따서 지었다는데 그것은 실력과 상관없다’는 내용이었다. 박태환으로선 신경이 쓰일 수도 있는 내용. 하지만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태환은 “쑨양 기록이 앞서니까…. 그게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다”라고 차분히 받아넘겼다. 박태환은 광저우 대회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1초53의 한국기록으로 쑨양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지만 2년 뒤 런던 올림픽에서는 3분40초14의 아시아기록을 세운 쑨양에게 밀렸다. 이 사실을 박태환이 인정한 것이다.

박태환은 쑨양의 도발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그 어느 때보다 여유를 가지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이사는 “훈련을 체계적으로 잘해서인지 몸도 좋았고 정신적으로 안정이 돼 보였다. 뭔가 일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3회 연속 3관왕이란 전인미답의 대기록과 아시아경기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 기록(6개) 경신에 도전한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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