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 논쟁 총정리한 ‘피케티 패닉’ 10월 출간하는 김동진씨
김동진 씨는 피케티 논쟁이 치열한 현 국내 상황을 인식한 듯 “나는 여권, 야권 다 투표를 해본 중도주의자”라며 “진영 논리를 떠나 학문적 차원에서 피케티 현상과 논쟁에 대해 국내 독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다음 달 초 국내 출간을 목표로 전 세계의 피케티 논쟁을 총정리한 ‘피케티 패닉’(글항아리)의 저자 김동진 씨(38)를 17일 만났다. 김 씨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며 현재 옥스퍼드대에서 경제사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21세기 자본’ 우리말 번역 작업에 참여했다.
“한국에서의 피케티 현상과 논쟁은 좌우 진영 논리에 빠져 겉돌고 있습니다. 단순히 누가 맞고 틀렸나가 아니라 중립적인 제3자의 시각에서 피케티 논쟁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21세기 자본’을 읽고 한국에 소개하는 과정이 궁금해 미국에서 이 책을 출판한 하버드대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국내 출판사와 연결시켜 주더군요. 자진해 번역 교열 작업에 참여했고 피케티 논쟁 책을 쓰게 됐습니다.”
김 씨는 국내의 피케티 논쟁 중 일부분은 이미 서구에서는 결론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피케티가 소득 불평등의 근거로 사용한 원본 데이터의 오류를 지적해 논란이 일었죠. 지금도 한국에서 FT 주장이 인용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FT의 해석에 문제가 있는 걸로 결론이 난 상태입니다. ‘피케티 저격수’로 불리는 보수 성향의 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 경제학과 교수조차 6월 국립경제리서치센터 내 발표 자료에서 FT 주장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거든요.”
김 씨는 피케티와의 서신을 통해 그의 이론의 핵심 중 하나는 ‘초(超)부유층의 사회포획현상(Plutocratic Capture)’에 대한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초부유층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부의 편중이 어떻게 심화, 완화되는지를 정확히 추적하고 분석하자는 것이 피케티의 핵심 메시지라는 설명이다.
김 씨는 “부유세를 도입하자는 것도 아직 논의 단계입니다. 피케티도 이를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초부유층의 사회포획현상을 해결할 방안을 함께 도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생산적인 방향입니다”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