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934명 4년만에 1심 승소 “파견 2년 지나면 본사 고용 간주… 정규직 임금과 차액 230억 줘야” 비정규노조 “전원 정규직전환 교섭”
“우리도 이제 현대車 정규직”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8일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쁨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창근)는 18일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994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2건의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소송 과정에서 신규 채용된 40명과 소를 취하한 20명을 제외한 나머지 934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원고들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까지 노조와 합의하고, 사내협력업체에 작업 지시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현대차와 각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며 “사내하청 근로자도 파견 이후 2년이 지난 때부터 본사에 고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현대차 정규직 임금과 실제로 지급된 비정규직 임금의 차액을 지급하라는 주장도 일부 받아들여 “현대차는 원고들에게 230억9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판결 직후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측은 “법원에서 정규직 지위를 인정받은 만큼 현대차에 직접 교섭을 요구해 당사자인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이번 판결과 별개로 지난달 비정규직 노조와 합의한 사내하도급 특별고용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현대하이스코 등 주요 사업장의 사내하청 근로자들도 비슷한 소송을 제기해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