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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담뱃값 인상이 밀수나 불법 담배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증세와 국민건강증진을 목적으로 담뱃값 2000원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급격한 담뱃값 인상은 결국 밀수와 위조 담배의 블랙마켓을 확대하는 계기가 돼 오히려 국민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급격한 담뱃값 인상은 물가상승 및 저가 밀수담배는 물론 품질 관리가 되지 않는 가짜 담배의 유통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담뱃값의 급격한 인상보다는 점진적이고 합리적인 개편 안을 마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역시 대폭적인 담뱃세 인상 이후 담배시장의 30% 정도가 밀수, 위조 담배로 채워져 세수 확보는 물론 흡연율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캐나다 역시 담뱃값을 올리고 밀수 담배 급증으로 1994년 담뱃값을 50%가량 내린 적이 있다.
세금을 대폭 올린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2013년 합법적인 판매량은 2006년 대비 26% 감소했으나, 이는 불법거래가 대폭 확대된 것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9년에는 불법 담배가 총 소비량의 38%를 차지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수상은 2011년 “불법 담배가 40%에 육박하므로 담배 가격을 대폭 인상할 수 없다”며 “담배 가격이 대폭 인상된다면 불법 담배 사용 비중은 계속해서 확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린나라의 경우 담배 밀수 규모가 올 상반기 95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연간 기준 지난해 보다 5배나 늘어난 규모다.
북한은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에 의해 세계 최대의 위조담배 제조지역으로 지목받은 바 있다. 당시 매체들은 지난 수년간 미국의 1000여 곳 이상에서 말보로, 마일드세븐 등 다양한 브랜드의 북한산 위조담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으며, 북한의 위조담배 생산능력이 연간 20억 갑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산 위조담배는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도 발견, 압수된 적이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