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복원성 부실·과적·부적절한 조타…세월호 침몰 원인 결론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원인이 선체 복원성 부실, 과적, 부적절한 조타(운전)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잠정결론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 임정엽)가 19일 김한식 청해진 해운 대표(72) 등 임직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단 허용범 단장(63)은 "세월호 침몰당시 조타를 담당한 선원 조모 씨(56)가 조타 실수가 아닌 조타기(운전대) 고장이라고 주장했지만 배가 침몰한 직후 세월호 키가 중립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고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씨는 "사고 직전 조타기를 왼쪽으로 15도 돌렸다"고, 이준석 선장(69)은 "오른쪽으로 조타기를 15도 돌렸다"고 각각 주장했다. 그러나 대형선박 키는 수백t을 움직이는 유압장치로 작동돼 고장이나 정지로는 중립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허 단장은 "아무리 강한 파도·바람이 불어도 사람이 조타기를 움직이지 않는 한 키가 중립으로 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 세월호가 침몰 직전 엔진정지, 정전 등의 고장도 없었다"고 밝혔다.

허 단장은 증개축 등으로 복원성이 부실해진 세월호의 적재 화물 적정량은 1077t이지만 2142t를 실어 과적을 했고 평형수를 뺀 게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5도 이상 방향을 틀면 선체가 넘어가는 극히 비정상적인 배는 세계에 세월호 한척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자문단은 보고서에서 세월호 사고가 '부적절한 조타→선체 급우선회→선체 급경사 발생→침수·침몰'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