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電터 인수팀 노고 치하… “10조원대 가격 과하다는 評있지만 100년을 내다본 결정” 만족감… WSJ “현대家, 7년만에 삼성 이겨”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현대차그룹이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손에 넣은 이튿날인 19일 임원회의를 주재하며 인수팀의 노고를 치하했다. 얼굴 표정은 평소보다 한층 밝았다. 시장에서 제기된 ‘승자의 저주’ 우려에 대해서는 “‘가격이 과하지 않았느냐’는 의견을 들었다. 외국자본이나 기업이 아니라 정부에 사는 것이라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이는 국가 재산에 기여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은 △글로벌 톱5 자동차업체 △현대가(家) 적통 확보 △수직계열화에 이어 정 회장의 마지막 숙원사업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도 “100년을 내다본 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GBC는 2005년 1월 정 회장이 선포한 ‘브랜드 경영’의 결실이자 글로벌 통합 컨트롤타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이전을 마친 뒤인 내년 초부터 서울시와 현대차의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부는 서울시가 협상 직전 산정한 감정평가액의 40%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이에 상응하는 토지나 건물 등으로 하게 된다.
인허가 절차도 거쳐야 한다. 현대차 측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이 수개월 전부터 GBC 계획을 바탕으로 인허가 문제를 검토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 ‘제2 롯데월드’는 인허가 문제로 부지 매입 이후 착공까지 20년 이상 걸리기도 했다.
외신들도 관심이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7년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자 입찰에서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이긴 지 7년 만에 현대가(家)가 삼성을 이겼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한전 부지 입찰 금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에서 단일 부지 중 최고 규모였다”고 보도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