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저자 피케티 방한 인터뷰] ‘21세기 자본’ 내용과 파장은… “자본수익률, 항상 노동소득 앞질러” 학계 “정밀성 떨어지고 비현실적”
토마 피케티의 주장을 가장 함축적으로 정리한 부등식이다. 한국어판으로 800쪽이 넘는 ‘21세기 자본’을 완독할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식(式)만 기억해도 피케티에 대해 최소한 ‘아는 척’은 할 수 있다.
여기서 r는 자본수익률(return on capital), g는 경제성장률(growth rate)을 뜻한다. 지난 3세기에 걸친 자본주의 역사에서 자본수익률은 거의 항상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다는 게 피케티 주장의 핵심이다. 경제성장률은 보통 근로소득 증가율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이를 바꿔 말하면 자본가가 자기 자산(주식 채권 토지 등)을 이용해 얻는 소득이 노동자가 일해서 버는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난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 자본주의 체제에서 빈부격차의 확대는 필연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피케티를 둘러싼 논쟁은 ‘21세기 자본’의 영문판이 나온 올해 초부터 불이 붙었다. 진보진영 경제학자들이 격찬을 한 반면 보수 진영은 비판에 앞장섰다. 전체적으로 보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연구해 학계에 새로운 이슈를 제기한 공로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만 연구의 정밀함과 해법의 현실성 면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은 편이다. 최근 한국어판 발간을 계기로 한국에도 피케티 열풍이 다시 몰아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피케티가 한 방식대로 한국의 불평등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학계가 이처럼 피케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소득불평등 문제가 단순히 경제 현상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정치·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