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로 총 218억 달러 조달… 美증시 사상 최대규모 IPO 기록 구글 등 美기업과 본격경쟁 신호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19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정식 상장하며 첫 거래를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상장은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I(Internet)2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날 거래된 알리바바의 주식은 총 3억2010만 주로 전체의 13%에 이른다. 주당 공모가격은 68달러로 당초 알리바바가 제출한 예상 공모가(66∼68달러)의 최고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알리바바는 총 217억7000만 달러(약 22조7200억 원)를 조달했다. 미국 증권시장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꼽힌다.
알리바바 주식 종목명은 ‘바바(BABA)’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1676억 달러(약 174조3040억 원)에서 출발하게 됐다. 이는 구글(3986억 달러), 페이스북(2002억 달러)에 이어 전 세계 인터넷 기업 중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며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1502억 달러)을 뛰어넘는 수치다.
알리바바 관계사인 제3자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알리페이는 중국 온라인·모바일 결제 시장 중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또 소액대출서비스 알리파이낸스 등 금융서비스업까지 진출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는 제조업자와 구매자, 도·소매업자 가릴 것 없이 시장 금융거래 전반을 담당하는 촘촘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으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기업과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 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성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 성장세대로라면 알리바바는 내년에 거래 규모면에서 미국 월마트를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업체가 될 것”이라며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신흥 중국 ICT 기업들의 도전과 이에 맞서기 위한 미국의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IPO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리바바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 효과도 거뒀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최근 홍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알리바바는 한 종류의 동물을 키우는 농장보다는 다양한 동물을 사육하는 동물원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시장으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동일 dong@donga.com·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