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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모든 여성 7년간 軍복무하라”

입력 | 2014-09-20 03:00:00

“병력부족 해결”… 2015년부터 의무화
男 복무기간도 11년으로 1년 연장, 딸 가진 부모들 반발… 민심 술렁




북한이 군 입대 자원 부족을 메우기 위해 여성 의무병역제 도입을 결정했다고 북한 소식통이 19일 밝혔다. 이 제도는 내년 봄 신병모집 때부터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 여성들은 만 17세에 입대해 7년 동안 의무 복무하게 됐다.

북한이 곧 개정 발표할 예정인 ‘군사복무법’에는 여성의 의무병역제 도입뿐만 아니라 군 복무 기간을 남성은 10년에서 11년으로, 여성은 6년에서 7년으로 각각 늘리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통은 “당초 북한은 남성 복무 기간을 10년에서 1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연장 조치를 도입했다 실패한 전례가 있어 여성 의무병역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이달 중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던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태어난 세대가 군에 입대할 나이가 되면서 현재 120만 명 수준인 군 병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北 출산율 줄고 발육부진… 군대갈 남자 없어 ▼

영양실조에 조기 제대도 잦아

이 시기 북한 출산율은 30%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 식량난이 초래한 발육 장애 때문에 입대 기준을 한국 초등학교 4학년 평균 키에 해당하는 142cm로 낮췄는데도 이에 미달하는 청소년이 많은 실정이다. 여기에 군에서 영양실조로 제대하는 인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95년 출생자들이 군에 입대한 2012년부터는 군 병력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 부대에서 10년 만기 복무자들을 제대시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편제의 80% 정원도 채우지 못한 부대가 많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군 모집 방식으론 북한군이 편제의 60% 미만 병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성 의무병역제는 이를 막기 위한 북한의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북한의 여군 비율은 현재의 22%에서 4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군이 늘면 전투력 약화와 내부 성범죄 빈발 등 각종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선 여군을 유지하는 비용이 남성 군인 유지 비용보다 3배 정도 더 든다고 알려져 있다”며 “남자 부대도 보급을 제대로 못하는데 여군이 늘면 보급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의무병역제가 앞으로 북한 체제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남녀 대다수가 군에 묶여 있으면 북한 사회의 활력이 떨어지고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동시에 출산율도 떨어져 장기적으로 북한군 입대 자원이 더욱 고갈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소식통은 “과거 아들 가진 부모는 자식을 군에 보낸 뒤 뒷바라지가 힘들어 딸 가진 부모를 부러워했지만 이젠 모두 같은 신세가 됐다”면서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에선 군에 자녀를 보낸 대다수 가정이 자녀가 영양실조에 걸릴까봐 정기적으로 돈을 보내주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