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스마트워치 나와도 전통 시계는 영원”

입력 | 2014-09-22 03:00:00

티에보 스와치그룹 ‘티소’ CEO
“칠레 와인과 佛와인 엄연히 달라… 젊은층 시계 관심갖는 계기될것”




“그동안 휴대전화 몇 개쯤 샀나요?”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쉐라톤 인천호텔에서 만난 스와치그룹의 ‘티소(Tissot)’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프랑수아 티에보 사장(사진)이 기자에게 물었다. 애플 삼성 구글이 잇달아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며 스위스 시계산업에 도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묻자 대답 대신 돌아온 질문이었다. 기자가 대여섯 개 이상은 된다고 하니 “다 간직하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옛날 휴대전화는 버렸다고 하자 그는 “그것이 모바일 기기와 스위스 시계와의 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시계는 늘 간직하지만 모바일 기기는 새것이 나오면 사라지고 만다”며 “스마트워치는 아직 손목 위의 모바일 기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공식 타임키퍼인 티소의 CEO로서 19일 방한한 티에보 사장은 18년째 티소의 CEO 자리를 지키며 스위스 시계산업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스위스 시계산업은 정보기술(IT) 공룡들의 시계시장 진출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애플의 ‘파괴적 혁신’의 새로운 타깃이 스위스 시계란 주장도 나온다. 유럽 투자회사 엑상BNP파리바의 루카 솔카 애널리스트는 “2016년까지 스마트워치는 티소 등 중간 가격대 시계 브랜드 매출의 5%를 잠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에보 사장은 이런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스마트워치는 충전해야 하고,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써야 하는 두 가지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마트워치는 IT 업계가 만든 마케팅 용어일 뿐 하이테크 시계는 전통 시계산업에서도 나오고 있다”며 자신이 차고 있는 티소의 ‘솔라 터치’ 시계를 보여줬다. 내년에 한국에 선보일 제품으로 태양광 충전이 가능하고, 손으로 터치해 알람 및 온도계, 나침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티에보 사장은 “칠레 와인이 나온다고 프랑스 보르도 와인이 사라졌는가”라고 반문하며 “스마트워치는 시계를 안 차던 젊은층이 시계에 눈을 뜨는 계기가 돼 시장을 오히려 키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워치와 전통시계는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라는 것이다.

올해 161주년을 맞은 티소는 스와치 그룹의 60만∼100만 원대 브랜드로 스위스에서 생산되는 시계 5개 중 하나는 티소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 1만40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티에보 사장은 “‘은 가격에 금 같은 제품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경영해 왔다”며 “나는 경쟁을 사랑한다.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좋은 가치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