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한 지 석 달밖에 안 된 송광용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사표가 전격 수리됐다. 그는 6월 내정 당시부터 제자 논문 가로채기와 논문 중복 게재 논란, 1400만 원의 불법 수당 수수 의혹 등 자질 시비가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정책 전문가’라는 이유로 임명을 강행했던 사람이다. 그런 인사가 대통령의 캐나다와 미국 순방 출발 당일, 그것도 교문수석의 주요 업무인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개막한 다음 날 사실상 경질됐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내놓은 설명은 “학교로 돌아간다. 인사에 관해 (이유를) 브리핑할 수 없는 게 원칙이다”가 고작이다.
경기도와 서울의 친(親)전교조 교육감이 초중고교 9시 등교와 자율형사립고 폐지를 밀어붙이는데도 대처하지 못했다거나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이후 정부 대응의 혼선,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의 갈등설 등도 나돌지만 수석비서관의 경질 사유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송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던 정수장학회에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래서 어지간한 사안이 아니라 서울교대 총장 시절 비리가 포착됐다는 루머가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사실이라면 민정수석비서관실의 조사 결과를 있는 대로 밝히고 검찰이 철저히 수사토록 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정부는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를 인수위원에서 돌연 사퇴시켰고, 올 2월에는 대통령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된 천해성 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을 8일 만에 돌려보내면서도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인수위원이나 비서관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를 갖는 수석비서관을 석 달 만에 내치면서 사유조차 공개하지 못하면 대체 어떤 비리인지, 애초 검증 실패를 덮고 넘어가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