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3人이 떴다 부동산 이슈 토크] <3>부동산업계 ‘미다스의 손’ 문주현 MDM·한국자산신탁 회장 디벨로퍼의 창의성 더하면 부동산시장 새로운 먹거리 기대 쇼핑-문화시설 등 도시관광 대세… 규제 많으면 개성적 설계 어려워 롯폰기힐스 같은 ‘큰틀 전략’ 필요
“건설업의 ‘핵심 브레인’은 디벨로퍼”라고 강조하며 위례신도시, 강남 세곡지구 등 MDM의 올해 핵심 사업들을 설명하는 문주현 MDM 회장. 왼쪽부터 홍수영 기자, 문 회장, 김현진 김현지 기자.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부동산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문 회장은 ‘샐러리맨 신화’의 주역이기도 합니다. 전남 장흥 출신인 그는 어려운 집안 환경 탓에 검정고시를 통해 27세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습니다. 나산그룹에 입사해 7번의 특진을 거듭한 끝에 6년 만인 30대 후반에 임원이 됐습니다. 회사가 부도나자 1998년 33m² 남짓한 원룸에서 분양 대행 및 부동산개발업체 MDM을 설립해 국내 디벨로퍼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일궜습니다. 2010년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하고 2012년 카이트캐피탈을 설립한 MDM은 종합부동산그룹으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창업 초기에 문주장학재단을 설립해 100억 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하는 등 활발한 장학사업을 펼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Q: 부동산 경기 침체로 허덕였던 최근 몇 년간 다른 디벨로퍼들이 명멸하는 동안 MDM이 진행한 사업들은 유독 성공률이 높았는데….
A: 건설 기술이 좋아져 이제 누구나 튼튼한 집은 지을 수 있습니다. 마케팅 포인트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걸 찾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는 입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매일 세 끼 밥을 사 먹을 수 있는 클럽 라운지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처음 광고대행사는 이 오피스텔 광고에 ‘신개념 주거’ 같은 추상적인 문구를 뽑아왔더라고요. 아내가 언젠가 ‘오늘은 밥을 안 해서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던 게 떠올라 수정했습니다. 조금 덜 고급스럽긴 하지만 ‘설거지로부터 해방’이라는 문구로 바꾸니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50통에서 150통으로 늘더라고요.
A: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 변두리 지역에 조성되는 대규모 신도시 시대가 막을 내리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앞으로 도심 내 지역 수요는 늘고 변두리는 점점 쇠퇴할 겁니다. 그런 면에서 도시 내 기존 건축물을 정비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힘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런 기회를 찾는 것이 디벨로퍼의 역할이고요.
Q: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해 정부와 업계가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A: 우리나라는 아직 건축물 규제가 너무 많습니다. 색깔이며 건축물 모양까지 규제하다 보니 개성 있는 설계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 앞으로 자연물을 위주로 한 관광보단 도심 속 쇼핑, 문화시설을 필두로 한 도시 관광이 대세가 될 텐데 조금 더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저는 한강도 둔치 때문에 주택이나 상업시설을 뒤로 빼는 현 배치 대신 주상복합, 레스토랑 등을 강변에 전진 배치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일본 롯폰기힐스처럼 대표적인 도시재생 성공사례가 없는 만큼 좀 더 큰 틀에서 과감한 개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Q: ‘9·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더 풀어야 할 규제가 있다면….
Q: 인구 구조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부동산 사업으로 돈 벌 시기는 지났다는 말들도 하는데….
A: 그렇다면 제가 어떻게 돈을 벌고 있겠어요(웃음). 아이디어만 똘똘하면 기회는 많습니다. 앞으로 ‘강이나 산을 끼고 있어 주거환경이 좋은 새 집’에 대한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텐데 이런 트렌드를 읽고 틀에서 벗어난 시도를 하면 수요는 저절로 따라올 겁니다.
<문주현 회장은>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부동산 디벨로퍼다. 1998년 작은 원룸에서 소수 직원을 데리고 창업해 분당신도시 등에서 분양대행으로 기반을 닦았다. 부산 센텀시티 내 시행한 주상복합 아파트 ‘월드마크센텀’은 디벨로퍼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개발사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