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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를 찾아서]한양성 판박이,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이면 너끈

입력 | 2014-09-23 03:00:00

수원화성 성곽길




수원화성은 둘레가 5.74km(4600보)에 이른다. 한양도성의 3분의 1 수준. 남한산성(외성 옹성 포함 11.76km, 본성 약 7km)이나 북한산성(12.7km)보다는 짧다. 하지만 해미읍성(1.8km), 낙안읍성(1.4km), 고창모양읍성(1.684km)보다는 훨씬 길다.

수원화성의 성안 넓이는 0.188km²(약 5만6000평)로 남한산성 본성 안쪽 면적 2.32km²(70여만 평)보다 좁다. 북한산성 6.6km²(약 200만 평)나 한양도성 7.66km²(232만 평)에도 훨씬 못 미친다.

화성은 한쪽이 찌그러진 타원형이다. 서쪽은 반달모양이고 지대가 높다. 동쪽은 주걱턱처럼 뾰족하다. 지대는 평평하다. 언뜻 보면 사람 얼굴을 닮았다. 코에서 둥근 이마까지가 서쪽이고 그 아래 삼각형으로 각진 턱이 동쪽이다. 버드내(수원천)가 그 가운데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른다.

화성은 한양도성의 판박이다. 4대문이 있고 임금숙소인 행궁이 성안에 있다. 한양을 바라보는 북문은 장안문이고 남쪽으로 활짝 열려있는 게 팔달문(八達門)이다. 팔달은 ‘사통팔달’의 뜻을 담고 있다. 서문은 화서문(華西門), 동문은 푸른 용의 기상을 담은 창용문(蒼龍門)이다. 화성 성벽엔 대포나 활을 쏘기 위한 구멍이 곳곳에 나 있다. 군사지휘본부인 장대(서장대, 동장대), 대포발사를 위해 지은 3층의 5개 포루(砲樓)도 눈길을 끈다. 동쪽엔 봉홧불을 놓아 신호를 주고받던 봉돈(烽墩)도 있다. 벽돌로 쌓은 5개의 불항아리. 군사들은 이곳에서 낮에는 연기를 피우고 밤엔 불빛을 보냈다.

화성 성곽길은 쉬엄쉬엄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너끈하다. 주위풍광을 즐길 수 있는 각루(角樓)가 4곳이 있다. 군사 망루 겸 정자다. 동북각루(東北角樓)가 가장 빼어나다. 사람들은 아예 ‘꽃을 찾고 버들을 좇는 정자’라는 뜻의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이라고 부른다. 수원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1997년 12월 등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