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담당교사 “체력단련 시킨 것일뿐”
강원 삼척시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한 중학생의 자살 원인에 대해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이 교사의 가혹행위 탓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중학 3학년인 A 군(15)은 12일 오전 8시 56분경 아파트에서 목을 매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 날 숨졌다. A 군이 아버지 앞으로 남긴 메모에는 ‘선생님이 저를 심하게 괴롭힌다. 벌주고 욕하고 그래서 이렇게 떠나려고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강원도내 시민·사회·여성단체들은 17일 ‘A 군 사망 진상규명 및 교사체벌 금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2일 강원도교육청에서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A 군이 교사의 지속적인 가혹행위에 고통을 받아오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강원도교육청은 숨김없는 조사를 통해 A 군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또 도교육청, 유가족, 대책위가 함께하는 특별조사팀 구성, 유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교사 체벌과 가혹행위 금지, 학생인권보호 조례 제정 등을 요구했다.
A 군의 아버지는 “아들은 최근 ‘선생님이 두렵다. 학교 가기가 싫다’고 말해왔다. 체벌 폭행 폭언 등이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삼척경찰서 관계자는 “부검 결과 구타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훈육 및 체력 단련 행위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 A 군 친구들을 상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유야 어찌 됐든 학생이 자살까지 이른 사건이기에 쉽게 볼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일단은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