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한파 핼핀교수, 당시 공화당 지도부가 지지한 7가지 이유 공개
두 의원은 2006년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던 헨리 하이드 전 의원(2007년 사망)과 2007년 국제관계위원회 공화당 간사였던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의원(여). 하이드 당시 위원장은 민주당 동료인 레인 에번스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 759호를 2006년 상임위에서 통과시켰다. 로스레티넌 당시 간사는 다음 해 민주당의 마이크 혼다 의원이 발의한 수정 결의안 121호가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통과되도록 적극 활동했다.
당시 하원 동아시아 담당 전문위원으로 이 과정에 깊이 관여했던 핼핀 교수는 “하이드 위원장과 로스레티넌 간사는 당초 미일 관계와 안보문제를 고려해 위안부 결의안에 반대했다”며 이들이 마음을 바꾸게 된 7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1945년 더글러스 맥아더 일본 점령군 총사령관이 작성한 위안부 진상 보고서가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의회조사국(CRS)을 통해 하이드 위원장에게 보고된 것도 마음을 바꾼 요소였다. 위안부 등의 직접 증언을 바탕으로 한 이 보고서는 일본군이 위안부의 소집과 이동, 배치 등에 직접 간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로스레티넌 의원이 2007년 결의안 통과에 나서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일본 극우단체와 정치인, 학계 인사들이 2007년 6월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한 역사왜곡 광고였다. ‘더 팩츠’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위안부 결의안이 심각하고 의도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위안부는 ‘창녀’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스레티넌 의원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은 이 광고에 불쾌감을 느꼈고 결의안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
또 그는 지역구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사는 필리핀계 미국인 여교수로부터 위안부의 처참한 삶을 상세하게 듣고 확신을 갖게 됐다. 그해 2월 한국인 위안부 2명이 증인으로 나선 하원 청문회도 결단에 영향을 줬다. 이 청문회에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옵서버로 참여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