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자물쇠’로 몸살을 앓던 파리 센 강의 퐁데자르 난간에 연인들이 자물쇠를 매달고 있다(위 사진). 파리 시는 일부 난간을 투명 패널로 바꿨다. 파리 시 홈페이지
파리 시 당국은 19일 퐁데자르의 쇠 철조망으로 된 난간 일부를 두꺼운 투명 플라스틱 패널로 교체해 자물쇠를 달지 못하도록 막았다. 시 당국은 우선 난간 2개 패널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교체한 데 이어 앞으로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퐁데자르에 사랑의 자물쇠가 매달리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 ‘연인끼리 자물쇠를 매단 후 열쇠를 센 강에 던지면 사랑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155m 길이의 퐁데자르에는 6년 만에 54만 개가 넘는 자물쇠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급기야 올 6월 자물쇠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난간 일부가 부서졌다. 난간 패널 1개당 달린 자물쇠 무게가 500kg이나 돼 다리 난간이 견딜 수 있는 무게를 4배 정도 초과했다고 시 당국은 추산했다.
브뤼노 쥘리아르 파리 시장 수석보좌관은 “우리는 파리가 ‘사랑의 수도’라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는 방법 말고 다른 사랑의 표현법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낭만의 도시 파리에 사랑의 자물쇠를 남겨놓을 곳을 또 찾아 나설 것이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온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