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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아쉬운 銀… 신아람은 울지 않았다

입력 | 2014-09-23 03:00:00

펜싱 女에페 결승서 中 쑨위제에 분패… 연장 23초 남기고 통한의 결승점 허용




한국의 신아람이 22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결승에서 아시아 최강인 중국의 쑨위제에게 연장 접전 끝에 5-6으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고양=사진공동취재단

“이기든 지든 눈물이 나올 것 같은데 안 울 거예요. 울어도 집에서 혼자 울 거예요.”

2012 런던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1초를 남겨두고 심판의 석연치 않은 오심으로 통한의 눈물을 쏟았던 신아람(28·계룡시청)은 단호한 목소리로 울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랭킹 14위 신아람은 22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아경기 펜싱 여자 에페 4강전에서 소속팀 후배인 세계 랭킹 6위 최인정(24·계룡시청)을 15-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최인정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눈물이 많기로 소문난 신아람은 이날은 끝까지 눈물을 참았다. 신아람은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인 아시아 최강 쑨위제(22·중국)를 맞아 연장 접전 끝에 종료 23초 전 결승점을 허용해 5-6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앞선 두 번의 아시아경기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틀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가 전부였던 신아람은 그토록 바라던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눈앞에서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신아람은 패배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신아람은 허리와 발목 부상에 시달렸다. 태릉선수촌 훈련 때는 소중한 연습 시간을 물리 치료실에서 보내야 했다. 8월 말에는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올 정도로 심한 여름 감기 몸살에 시달렸다. 한창 체력을 끌어올려야 할 때 컨디션이 뚝 떨어졌다.

가까스로 몸을 만들어 대회에 임한 신아람은 16강에서 강적인 중국의 쉬안치를 만나 15-13으로 힘겹게 이겼지만 오히려 집중력을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결승전에서 키 168cm의 신아람은 자신보다 키가 월등히 큰 185cm 장신의 쑨위제를 맞아 성급한 공격을 최대한 피했다. 왼손잡이 쑨위제는 결승전까지 주로 상대가 들어오다 물러나는 타이밍에 맞춰 긴 리치를 활용한 찌르기로 포인트를 올렸다. 경기 전 신아람은 “아무래도 팔 길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들어오는 정확한 타이밍을 노려 신중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했는데 상대 역시 수비적인 자세로 임해 신아람이 애를 먹었다. 신아람은 “너무 아쉽다. 마지막 실점할 때 선제공격을 노렸는데 주저하다 늦게 나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금메달을 놓쳤지만 신아람은 아픈 만큼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런 신아람에게 관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23일은 신아람의 생일이다. 비록 금빛은 아니지만 이날의 은메달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견뎌낸 본인에게 선사한 스스로의 생일 선물이었다.

한편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마젠페이(30)와 결승에서 맞선 남자 플뢰레의 허준(26·로러스·15위)은 허벅지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 펜싱 대표팀은 6개 금메달이 걸린 남녀 개인전 결승에 모두 진출해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따냈다. 대표팀은 23일 여자 사브르와 남자 에페 단체전을 시작으로 단체전에 걸린 6개 금메달 싹쓸이를 노린다.

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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