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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팝 용광로가 배출한 ‘펑크 록 복병’

입력 | 2014-09-23 03:00:00

26일 내한공연 英밴드 ‘마마스 건’




영국 밴드 ‘마마스 건’. 예스컴 제공

‘빨간 카세트테이프/돌아가게 해줘/이 모든 게 시작된 그때로….’(‘레드 카세트’ 중)

덜컹대는 소형차에 옛 친구들을 가득 태우고 떠날 때, 차창 반쯤 내리고 이 노래를 틀어도 좋다. 가을 나들이를 로드 무비로 바꿔줄 사운드트랙은 영국 밴드 마마스 건(Mamas Gun)이 최근 낸 ‘레드 카세트’다.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O)의 예쁜 멜로디,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찰랑이는 리듬을 사랑하는 이에게 이 곡이 담긴 음반은 선물세트다.

‘레드 카세트’와 3집 ‘칩 호텔’을 내고 영국 글래스고에서 공연 리허설 중인 마마스 건 멤버들을 e메일로 만났다. 이들은 “우리가 구사하는 음악적 다양성의 중심에는 항상 강력한 멜로디와 가사가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가성이 매력적인 보컬 앤디 플래츠(35)는 한국 가수 존박의 대표곡 ‘폴링’(2012년)의 작곡자다. 유니버설뮤직퍼블리싱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작곡가로서 한국 시장에 발들인 그의 노래가 앞으로 더 많은 가요 음반에 쓰일 거다. 플래츠는 “한국 가수와의 작업은 늘 기대 이상” “그들과 일할 수 있는 건 대단한 행운”이라면서 “매년 50∼100곡을 쓰는데 절반은 마마스 건, 절반은 다른 해외 가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결성된 마마스 건은 지금껏 영국보다 일본에서 더 인기가 많았다. 비욘세, 마돈나를 제치고 방송횟수 1위를 한 것도 일본에서였다. 신작 ‘칩 호텔’은 자국 반응도 좋다. BBC 라디오2 제작진의 ‘A급 추천 리스트’에 들어 주간 방송횟수 1위에 올랐다. 멤버들은 “플래츠의 곡을 다른 멤버들이 연주, 편곡만 하던 방식을 버리고 신작에선 작사 작곡에 다함께 참여했다”고 했다.

마마스 건은 미국 뉴욕 못잖은 런던의 팝 용광로가 배출한 복병이다. “런던 음악계는 항상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흥미로워요. 런던은 음악 팬들에게 한 번도 실망감을 준 적이 없죠.”

“한국에 가면 열광적인 객석으로부터 힘을 얻는다”는 런던 괴물을 26일 만날 수 있다(오후 8시 서울 광진구 구천면로 유니클로 악스홀·7만7000원·1544-1555).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