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치매환자 61만명… 등급외 판정 노인 돌보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치매특별등급제가 신설되기 전인 2011년부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경증치매환자들을 위한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주간보호센터 동두천시노인복지관에서 경증 치매노인들이 운동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고령화사회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씨의 시어머니 같은 치매 환자는 어느덧 61만 명에 이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치매 노인 환자가 2020년엔 84만 명, 2050년엔 271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43조 원까지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현재 국가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치매, 뇌혈관성 질환,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자들에게 신체 및 가사활동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치매특별제도를 신설해 기존엔 1∼3등급까지만 있었던 서비스 대상자를 5등급까지 늘려 경증 치매 환자들까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등급이 높을수록 질환 정도가 심한 경우에 속한다. 등급에 속하는 노인들은 요양보호사가 직접 방문해 목욕, 식사, 기본 간호 등을 도와주는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인지재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주·야간 보호기관을 이용할 수도 있다.
주간보호센터를 방문한 한 노인이 서예 수업을 받으며 웃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문제는 등급 외 노인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점. 특히 치매특별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5000여 명에 이르는 경증 치매 노인들은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이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등급 외 치매노인들을 위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2011년부터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생명보험공헌재단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9개 생명보험사가 공동으로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주간보호센터는 재단이 저소득 치매노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기관이다.
주간보호센터는 현재 서울과 경기, 강원, 경북, 제주 등지에 총 13개가 운영되고 있다. 센터에서는 미술, 음악, 웃음치료 등 심리기능 강화 프로그램, 레크리에이션, 종이접기 등 기능회복 프로그램, 수지침, 족욕, 건강체크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센터를 이용한 등급 외 치매 노인들은 지난달까지 2460명.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홀몸노인, 노부부 등 생활이 어려운 경증 치매 노인들에게도 무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 치매 노인들의 문제행동이 줄어드는 등 증상이 호전되는 사례가 많으며, 부양가족들 또한 돌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좋다는 평이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둔 이 씨는 “등급 외로 판정받아 지원을 전혀 못 받다 보니 7개월간 요양병원에 다니셨는데 그땐 비용부담도 컸고 어머니도 병원 생활이 단조로워 자꾸 나오고 싶어 했다”며 “이후 주간보호센터를 1년간 다니면서 건망증, 불안증 등도 많이 없어지고 자신감도 넘치는 등 증세가 매일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