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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추진으로 본 세계 車업체 테마시설

입력 | 2014-09-24 03:00:00

본사-공장-박물관 하나로… 年250만명 찾는 신뢰의 상징




폴크스바겐 ‘아우토슈타트’의 명물 ‘아우토튀르메(자동차 타워)’에 자동차가 입고되고 있다(왼쪽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중 ‘레전드 룸’에 전시된 포뮬러1(F1) 출전 차량들(가운데 사진). BMW 본사 건물은 4기통 실린더를 형상화해 ‘4실린더 타워’로도 불린다. 각 회사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10조55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 부지(7만9342m²)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본사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

폴크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1970년대부터 본사와 연계한 테마파크나 전시장, 박물관 등을 짓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GBC는 글로벌 본사와 자동차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등을 한데 모은 복합시설로, 현대차는 GBC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브랜드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본사와 연계한 테마파크

현대차의 GBC와 가장 유사한 모델은 폴크스바겐과 BMW다. 본사 인근에 박물관, 테마파크 등을 집결시켜 놓은 형태다. 다만 두 업체가 공장과 출고장까지 연계했다는 점은 현대차와 다르다. 독일에서는 고객이 차량을 배달받으려면 수십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비용을 절약하려고 고객이 공장으로 차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 폴크스바겐과 BMW는 이 점을 겨냥해 ‘고객’을 ‘팬’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폴크스바겐은 2000년 독일 니더작센 주 볼프스부르크 시에 ‘자동차도시’라는 뜻의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를 열었다. 면적이 25만 m²에 달하는 이곳은 아우디, 포르셰, 람보르기니 등 폴크스바겐 산하 브랜드 전시관과 ‘자이트하우스(자동차 박물관)’, 특급 호텔, 콘서트장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유명한 20층짜리 유리 건물 ‘아우토튀르메(카 타워)’에서는 출고를 기다리는 자동차가 엘리베이터에 실려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연간 200만 명 이상이 아우토슈타트를 방문한다.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 시 BMW 공장 남쪽 부지에 있는 BMW그룹 본사는 4기통 실린더 엔진을 형상화한 건물 형태로 유명하다. 높이가 99.5m로 현재 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차 본사 높이(약 100m)와 비슷하다. BMW는 1973년 이 건물을 개장하면서 바로 옆에 BMW의 역사와 차량, 콘셉트카 등을 전시한 ‘BMW 박물관’도 함께 열었다. 2007년엔 본사 바로 옆에 차량 출고장과 콘서트홀, 쇼핑몰, 컨벤션센터 등을 하나로 묶은 ‘BMW 벨트’를 열었다. 연간 250만 명 이상 방문하는 관광 코스다.

○ 박물관으로 자동차회사 전통 강조

메르세데스벤츠는 2006년 모기업인 다임러AG 본사가 있는 독일 바뎀뷔르템베르크 주 슈투트가르트 시에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을 세웠다. 1만6500m² 규모인 이 박물관에는 창업자 카를 벤츠가 만든 최초의 삼륜 자동차 ‘파텐트 모토르바겐’부터 시작해 160대에 달하는 자동차를 전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70만 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했고 이 중 40%는 중국 미국 등 170개국에서 온 외국인이었다.

도요타는 1994년 나고야(名古屋) 시에 ‘산업기술박물관’을 세웠다. 아이치(愛知) 현의 주도인 나고야 시는 도요타 본사가 있는 도요타(豊田) 시와 그리 멀지 않다. 이 박물관은 도요타그룹 계열사 13개가 그룹의 모태인 도요타 방적기 공장부지 건물을 복원한 것이다. 전체 부지 면적은 한전 부지와 비슷한 4만1597m²에 이른다.

이 밖에 도요타가 1999년 도쿄(東京)에 문을 연 자동차 테마파크 ‘메가 웹’은 2012년까지 누적 방문자 수가 8000만 명이 넘었다. 자동차 전시관, 시승관, 레이싱 카트 체험관, 어린이 체험관, 미래 기술 전시관 등을 두로 갖췄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