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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대표팀 유재학 감독, 부친과 통화 거르지 않는 이유

입력 | 2014-09-24 06:40:00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아버지와 통화한다. 병상에 있는 아버지 곁을 지키지 못하는 아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스포츠동아DB


농구월드컵 후 아버지 건강 악화로 매일 전화

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유재학(51·모비스) 감독은 어느 때보다 바쁘게 비시즌을 보냈다. 모비스를 2013∼2014시즌 남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그는 시즌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유 감독은 대표팀에 ‘올인’했다. 5개월간의 합숙훈련 동안 대표팀의 경기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 밤마다 전략, 전술을 구상했다. 또 대표팀 감독으로서 연맹·협회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고, 취재진을 만나는 등 코트 안팎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소속팀 모비스를 돌볼 겨를도 없었다.

이처럼 바쁜 일정을 보내는 와중에도 요즘 유 감독은 부친과의 전화통화만은 잊지 않는다. 평소 짧게는 3∼4일, 길게는 일주일에 한 번 가량 부모님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최근 들어선 하루도 통화를 거르지 않고 있다.

부친의 건강 때문이다. 유 감독은 “농구월드컵을 마치고 스페인에서 돌아와 아버님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이야기에 쉬는 동안 아버님을 찾아뵈었다. 아버님이 내 얼굴을 보시더니, ‘널 못 보고 죽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며 눈물을 흘리시더라. 그 후로는 매일 집에 전화를 한다. 다행히 지금은 건강이 많이 호전되셨다”며 부친을 떠올렸다.

유 감독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동안 늘 ‘한국농구의 부흥을 위해서 꼭 금메달을 따야 한다’며 금메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그는 오랜 기간 자신을 조용히 지지해온 부친에게도 승리를 선사하고픈 마음이 크다. 코트 위에선 강한 카리스마와 철저한 선수관리로 유명한 유 감독이지만, 아버지 앞에선 여린 아들일 수밖에 없다.

인천|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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