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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죽지 마, 마린보이

입력 | 2014-09-24 03:00:00

[인천아시아경기]400m 銅 박태환 “아쉬움보다 미안”… 25일 100m 金 도전




‘박태환! 최선 다했어.’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아경기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쑨양(오른쪽)이 3위로 들어온 박태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아쉽다기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자유형 400m에서 3위로 레이스를 마친 박태환은 기가 죽어 있었다. 수영장에서 나오자마자 박태환은 “팬들은 잘했다고 하는데 마음은 무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남은 경기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내 본연의 모습”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태환은 25일 자유형 100m와 26일 자유형 1500m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며 분위기가 꺾였지만 2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각오다. 훈련을 체계적으로 한 만큼 자유형 1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란 법은 없다. 하지만 금메달보다는 달라진 ‘마린보이’를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계획이다.

서울 대청중 3학년 때 국내 최연소(15세)로 출전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부정 출발로 헤엄도 쳐보지 못하고 올림픽을 마감하며 ‘태극마크’ 인생을 시작한 ‘국민 남동생’ 박태환은 그동안 굴곡진 행보를 보여 왔다. 아테네 실수를 교훈 삼아 더 많은 땀을 흘렸고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3관왕에 오르고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한동안 슬럼프도 겪었지만 마음을 다시 잡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전 종목 결선 좌절이라는 또 한 번의 시련을 겪었지만 박태환은 쓰러지지 않았다. ‘로마 참패’를 통해 수영에 대한 의미를 찾았다. ‘나는 수영장에 있어야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해 훈련에 매진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다시 3관왕에 올랐고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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