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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권 고집하지 않아도…” 세월호 출구 찾는 野

입력 | 2014-09-24 03:00:00

[꽉막힌 정국 뚫리나]
정세균 “진상규명 체제 작동이 중요”… 문재인 이어 방향선회 가능성 시사
“野 당론 불투명… 협상채널도 불안” 새누리, 대화 나설지 여부 고민중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타결을 위한 출구전략 찾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극적인 돌파구는 열리지 않은 상태지만 협상 쟁점인 수사권과 기소권 문제를 고집하지 않을 뜻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의 최대 주주인 친노(친노무현)계 좌장 문재인 의원에 이어 범친노 정세균 의원까지 이 같은 발언 대열에 합류하고 나선 것이 주목된다.

○ 문재인에 이어 정세균도 “수사권·기소권 고집하지 않아도 돼”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인 정세균 의원은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진상 규명 체제가 작동되면 (진상조사위에서) 수사권, 기소권을 굳이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사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진상 규명이 가능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신뢰와 확신이 서면 (세월호법은) 쉽게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유족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양보하면 새누리당은 특검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문재인 의원의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문 의원에 이어 정 의원의 발언은 “수사권 및 기소권을 달라”는 주장을 고집하지 않되 특검 추천권 등에서 새누리당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당직자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얻어내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방명록에는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를 한자로 썼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선조에게 올린 장계(狀啓·조정에 올리는 보고서)에 나오는 글이다.

현충원 참배 뒤 문 위원장은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이희호 여사,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한 당직자는 “2009년 DJ 서거 이후 매주 화요일 해온 이희호 여사와 동교동계 인사들의 DJ 묘소 참배에 함께하기 위해 현충원 방문 일정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 여당, “대화는 하겠지만…”

새정치연합은 협상의 공을 새누리당에 넘기는 모양새지만 새누리당은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 원내대표 채널 이외에 당 대표급, 정책위의장, 수석원내부대표 채널까지 가동하겠다고 했지만 새정치연합의 협상 채널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직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대한) 당론이 불투명하다”면서 “상대 당(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협상이 되겠나 하는 불안함도 있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복귀는 했지만 협상에 대표성을 갖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설령 합의를 하더라도 1, 2차 때처럼 파기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수사권 및 기소권을 양보할 경우 진상조사위의 특검 추천권을 야당과 유족에게 모두 넘겨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 추천권의 100% 양보안에 대해선 청와대와 당내의 거부감이 상당하다. 새정치연합의 협상 라인이 전권을 행사하는 것인 만큼 여당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장택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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