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친노 강경파 몰아내야” 권노갑 “정동영-김한길 추가 투입을”… 문희상 “현역만 쓰기로 했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 초반부터 ‘친노(친노무현) 일색’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친노 좌장인 문재인 의원과 범친노인 정세균 의원이 합류했지만 중도 성향 인사들은 배제됐기 때문이다.
조경태 의원은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비대위는 친노·강경세력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며 “우리 당이 일소해야 할 가장 첫 번째 과제는 패권화돼 있는 친노 강경파들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특정 계파의 패권세력은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비난한 지 하루 만에 ‘친노’를 정조준한 것이다. 조 의원은 “친노·강경파와 함께하는 정당의 모습에는 미래가 없다”며 “전면적 파괴적인 재창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파 성향의 김영환 의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비대위 구성에 대해 “아프리카 부족국가냐. 계파 수장들을 앉혀 놓고 계파정치를 타파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문재인 의원(비대위원)이 전면 부상하면서 ‘문-문 투톱 체제, 쌍문(雙文)동 체제’가 됐다”며 “친노·강경파 일색”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도 성향 그룹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김성곤 김동철 유성엽 의원은 문 위원장을 만나 중도 성향 비대위원 참여를 요청했다. 문 위원장은 “적정 시점에 가서 검토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권 고문은 또 문 위원장에게 “민주당은 원래 ‘중도우파’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장내외 병행 투쟁을 해야 한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이기택 씨와 공동대표 체제였던 민주당을 깨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1995년)한 것도 장내외 병행 투쟁에 대한 견해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교동계 전직 의원은 “친노·강경파들이 ‘장외’만 외친다면 결별을 각오해야 한다는 당부였다”고 설명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