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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통해 병원 못가는 다문화가족 아직 많아”

입력 | 2014-09-24 03:00:00

중국인 아내와 자원봉사 박광기씨
여성부, 다문화 41명-단체 5곳 표창




22일 다문화 사회통합 유공자 장관 표창을 받은 박광기 씨(오른쪽) 등 수상자들이 시상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중국인 아내 덕에 다문화가족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다문화가족의 일원으로서 이주민들을 수년간 도와 온 박광기 씨(45)가 23일 다문화 사회통합 유공자로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여가부는 이날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2014 전국다문화가족 네트워크 대회’를 열고 박 씨를 포함한 다문화 사회 통합에 기여한 유공자 및 단체 46곳에 표창을 수여했다.

2001년 아홉 살 연하의 중국 여성과 결혼한 박 씨는 다문화가족으로 살아온 지 13년째. 타지에서 홀로 고생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다문화가족의 고충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2007년부터는 아내와 함께 경기 시흥시 외국인 복지센터에 나가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외국인들을 도왔다. 박 씨는 “말이 잘 안 통하니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다문화가족도 많다”며 “공항이나 병원 등에 차로 직접 데려다주고 통역도 해주는 등 우리 부부가 도울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나섰다”고 말했다.

시흥시 다문화지원센터로 자원봉사 무대를 옮긴 박 씨는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6개국 결혼이주자 및 다문화가족으로 이뤄진 ‘민들레 다문화가족 사랑나눔회’도 조직했다. 지난해까지는 3년간 센터 운영위원장을 도맡으며 다문화가족을 대변하기도 했다. 또 센터 내에 다문화쉼터를 마련해 체육대회나 연극 등 다양한 문화 활동도 했다. 박 씨는 “아내는 틈틈이 비는 시간을 이용해 임신한 이주 여성, 한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족 자녀 등을 돕고 있다”며 “집사람이 받아야 할 상을 내가 받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날 다문화가족 행사에서는 삼성사회봉사단이 대통령 표창을, KT와 원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국무총리 표창을, 한국교육방송공사 등 기관 2곳과 박 씨를 포함한 다문화센터 방문교육지도사 및 통번역지원사 등 개인 41명이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