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근로자가 서울에 있는 아파트에 전세를 살기 위해서는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년 동안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과 비교해 전세금 마련에 필요한 기간도 2년 가까이 늘어났다.
부동산114가 전국 아파트 887만 여 채의 8월 기준 전세금과 통계청의 올해 2분기(4~6월)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기준) 소득을 비교한 결과 서울의 평균 전세금은 3억2696만원으로 도시 근로자 가구 연간 소득(5459만 원)의 6배에 달했다.
도시근로자가 전세금 마련에 필요한 기간이 2004년에는 4년1개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1년11개월가량 더 걸리는 셈이다. 전세금 상승폭이 소득 증가폭보다 컸기 때문이다.
광진구(7년5개월), 중구(7년), 성동구(6년7개월), 마포구(6년5개월)등도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원구·도봉구(3년6개월), 금천구(3년9개월)등에서 전세를 살려고 해도 모두 3년 이상 소득을 꼬박 모아야 했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김민지 과장은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세금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도시 근로자의 전세금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