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12층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직원 징계 철회를 위한 ‘노사협의회’를 요구한 외환은행 노조 집행부가 경영진의 빈자리를 바라보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오전 김한조 행장(오른쪽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이 조기 통합 문제를 협의하자며 노조 사무실을 찾았지만 노조 측의 대화 거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문 밖에 서 있다. 외환은행노조·외환은행 제공
같은 날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졌다. 총회 참석 직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사측을 기다리던 노조 집행부는 은행장 등 경영진의 빈자리만 확인했다.
하나은행과의 조기 통합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외환은행 노사가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하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조기 통합을 논의하자는 사측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면서 징계 철회 문제만 논의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반면 사측은 징계 철회에 앞서 조기 통합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징계 철회가 선행돼야 조기 통합에 대한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징계 철회와 관련해 ‘노사협의회’를 열자며 경영진에 공문을 보냈지만 경영진이 불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외환은행 인사위원회는 24일 총회 참석 직원 898명에 대한 징계 심의 결과 50∼60명은 중징계, 나머지 850여 명은 경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