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하루에 쏟아낸 정부/F-35A 대당 1835억원 결정] FX-KFX 사업계획 들여다보니
○ F-35A 대당 1835억 원에 40대 도입
군은 FX의 총 사업비를 7조3418억 원으로 결정했다. 이 돈으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록히드마틴의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F-35A의 대당 가격은 약 1835억 원인 셈이다. 여기엔 기체 가격(엔진 포함)을 비롯해 각종 무장과 운영 유지비 등이 포함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기체 가격만 따지면 F-35A의 대당 가격은 약 1211억 원”이라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은 한국의 F-35A 구매 대가로 KFX 개발에 필요한 17개 분야의 기술 이전과 군사위성의 제작 및 발사 지원을 약속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아직도 FX 사업비가 확정됐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간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도입되는 F-35A는 개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FMS 관련 규정에 따라 향후 개발비용이 올라가면 그 차액을 도입국인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 F-35A의 개발이 늦어지거나, 이미 도입을 결정한 다른 나라들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구매물량을 축소한다면 개발비가 더 오를 개연성도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미국(1760여 대)을 비롯해 10여 개국에서 총 2440여 대의 F-35A를 주문했다”며 “향후 양산 단계에서 대당 가격이 떨어지면 그 차액만큼 환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나머지 FX 20대의 도입 시기와 방식도 관심거리다. 4, 5년 뒤 노후 전투기 퇴역으로 초래될 전력 공백을 F-35A 40대로 메우기 힘들다는 우려가 많기 때문. 일각에선 운용 효율성을 고려해 4, 5년 뒤 나머지 20대도 F-35A로 결정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경우 FX 전체 사업비는 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예산 과다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 KFX 개발 및 양산 비용 최소 18조 원 이상
이날 회의에서는 2025년까지 고성능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는 KFX 개발 계획도 의결됐다. 군 당국은 이달 중 총 사업비를 확정한 뒤 다음 달 경쟁입찰로 개발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정부 재정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 천문학적인 예산 조달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미국 유럽 등 항공 선진국들도 최소 10년 이상 걸린 만큼 국내 개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발 일정이 지연돼 개발 및 양산비용이 상승하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