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7년에 걸쳐 ‘검은 9월단’ 지도자들이 유럽 곳곳에서 암살당하는 사건들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이 뮌헨 참사와 관련된 이들을 추적해 응징하는 대대적인 보복 작전을 펼쳤다. 이 와중에 1973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선 모로코인 청년이 테러조직의 간부로 오인받아 살해되는 사건도 일어났다. 전화기와 침대 아래 폭약을 설치하는 등 스파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온갖 수법이 동원된 당시 작전의 이름은 ‘신의 분노’. 할리우드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2005년 이를 소재로 한 영화 ‘뮌헨’을 만들었다.
▷이 작전을 지휘한 모사드 출신 마이크 하라리가 21일 텔아비브에서 87세를 일기로 숨졌다. 모사드 내에 비밀 암살조직 키돈(창·槍)을 만들었던 그는 ‘엔테베 번개’ 작전에서도 활약했다. 1976년 팔레스타인 테러범들이 납치한 민간 여객기에 탑승한 이스라엘인을 성공적으로 구출해 냈다. 우간다 엔테베 공항까지 4000km를 날아간 그는 사업가로 위장해 번개 작전에 참여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