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자영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한국은 가족을 포함한 자영업자가 711만 명으로 취업자 가운데 27.4%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8%)의 두 배에 가깝다. 특별한 기술이나 사업 아이디어가 없어서 식당이나 작은 가게를 하는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이고,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들의 퇴직으로 자영업 과잉과 빈곤화는 더 심해질 전망이어서 자영업 구조조정은 발등의 불이다.
그럼에도 자영업을 접고 재취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6개월간 100만 원, 해당 회사에는 1년간 860만 원의 고용촉진지원금을 주는 ‘자영업 퇴출 대책’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취업할 수가 없어 가게라도 차린 사람에게 다시 회사에 취업하라는 것은 무리다. 한 달 17만 원가량의 지원으로 가게 문을 닫을 요량이라면 자영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청년 인턴을 고용하면 정부가 급여의 50%를 지원하는 청년인턴제도는 최근 일부 기업이 임금을 부풀려 보조금을 빼먹었는데도 법규가 미흡해 정부가 돌려받지 못한 사건이 있었다. 자영업 정책에도 정부 지원금이 얼마나 새나갈지 걱정이다.
환경지킴이, 노인일자리 같은 취약계층 공공일자리를 38만여 개로 크게 늘리는 대책도 ‘책상머리 정책’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정부가 직접 고용하는 정책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고용률 증대를 방해한다며 ‘일자리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냈다. 지난해에만 11조 원이 넘는 예산을 일자리사업에 투입하고도 효과가 별로 없었던 정책을 장년층으로 확대해서는 재정만 축낼 우려가 있다. 공공근로 일자리를 늘리기보다 베이비 부머에게 확실한 기술이나 직업훈련을 받도록 지원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유지하도록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