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8년차 강문규-문권, 함께 출전
“눈빛만 봐도 척척…마지막 각오로 뛸 것”
‘쌍둥이 형제’가 함께 필드를 누비며 첫 우승에 도전한다.
남자하키대표팀의 강문규-강문권(26·김해시청)은 하키에서 널리 알려진 쌍둥이 형제다. 형인 강문규가 동생보다 2분 먼저 빛을 봤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나란히 하키를 시작한 두 형제는 곧장 두각을 나타냈다. 조선대 1학년 재학 중이던 2007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함께 올림픽 메달을 노렸으나 아쉽게 8위에 그쳤다. 그리고 두 형제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반 우승을 그려보고 있다.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고 조언을 해주는 따듯한 형제였지만 인연은 번번이 엇갈렸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동생만 태극마크를 달았고, 2년 뒤 열린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형 만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6도하아시안게임과 2008베이징올림픽을 이끌었던 조성준 KBS 해설위원은 “당시 문권(동생)이는 젊고 어린 선수를 발굴하겠다는 취지에서 선발했다. 이 대회부터 수시교체가 생기면서 조커가 필요했고, 문권이는 스피드와 골 감각이 남달랐다”고 회상했다. 반면 강문규는 경험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수비진에서 아쉽게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형제는 좌절하지 않았다. 탈락한 쪽은 TV를 지켜보며 서로를 응원했다. 큰 대회에서 부담을 갖지는 않을까 가끔 메시지를 안부와 격려를 전했다. 강문권은 “형과 늘 함께여서 든든하다. 말수는 별로 없지만 눈빛만으로도 나를 위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를 지켜보는 어머니는 항상 가슴을 졸였다. 함께 뽑혔다면 좋았을 테지만 한 형제만을 응원하기는 배 아파 낳은 다른 아이가 신경 쓰였다. 형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 베테랑이 된 이들의 마지막 도전
둘은 어느덧 대표 8년차가 됐다. 국제경기를 소화한 횟수만으로도 100회를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동아시아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이상 2013년)를 제외하곤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적은 없다. 둘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어머니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겠다는 각오로 뜨겁다. 특히 준결승전과 결승에서 맞붙을 것으로 유력한 파키스탄, 인도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 형 문규가 출전했던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4강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거푸 이들 국가에게 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둘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아시안게임에서 베테랑의 힘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하키의 저력을 확인하겠다고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