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본회의] 김무성 “돌출적… 이런저런 소리 할 우려” 김태호 “지금은 외부서 큰 사람 모셔야할 때” 이정현 “대권주자들 모임으로 비쳐서야”
웃으며 악수는 했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5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나경원 의원과 소설가 복거일 씨 등 7명을 혁신위원으로 추가 선임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최대 쟁점은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군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혁신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문제였다.
홍, 원 지사를 혁신위원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한 김문수 위원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분위기는 대단히 무거웠다고 한다. 최고위원 등 지도부 외에 배석자들도 모두 물렸다. 비공개 회의 내용을 취재해 대화체로 정리했다.
▽김태호=“훌륭한 분들이지만 현실적으로 도지사 자리를 비울 수가 있겠습니까.”
▽김문수=“계속 (회의에) 올 수는 없고, (가끔) 한 번씩 오면 됩니다!”
최고위원들은 김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반대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김태호=“진영논리와 당파를 떠나야 합니다. 큰 군사(軍師)들이 (외부에서) 들어와서 전체를 통합하고 아울러 간다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두 분을 한번 불러서 충분히 들으면 됩니다.”
▽이정현=“자칫 대권 주자들의 (집합소) 형태로 비치면 혁신위 본래의 의미가 훼손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김 대표가 결국 이 대목에서 말문을 열었다.
▽김무성=“(홍 지사가) 돌출적인 것이 있습니다. 잘못하면 참석도 (제대로) 안 하고 이런저런 소리를 하면 혁신위의 노력들이 이상하게 비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이러쿵저러쿵 얘기가 나오고….”
▽김문수=“저를 믿으면 되지 않습니까!”
▽김태호=“김문수 자체가 혁신입니다. 고집부리지 말고 그런(혁신위원) 형태로 가지 말고 자문위원장으로 하고, (혁신위원은) 당파를 초월한 인사로 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1시간 동안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두 들은 김 대표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김무성=“자문위원 형태로 해도 충분히 그분들의 뜻을 반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더이상의 발언은 없었다. 결국 홍, 원 지사는 혁신위원이 아니라 조언을 하는 자문위원으로 한발 물러섰다. 보수혁신위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도 전에 인선 단계부터 파열음을 낸 것이다. 보수혁신위 구성을 놓고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이 미묘한 힘겨루기를 벌인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이르면 29일 첫 보수혁신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