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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나선 알제리-필리핀 ‘IS 프랜차이즈’… 인질전쟁 확산

입력 | 2014-09-26 03:00:00

알제리서 “공습 보복” 佛인질 살해… 필리핀선 독일인 2명 몸값 요구
이란 “공습만으론 IS격퇴 못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거점을 공습하자 IS의 해외 ‘프랜차이즈’ 조직들이 측면 지원에 나섰다. IS와 연계된 이들 조직은 서방 출신 인질 목숨을 담보로 각국에 공습 불참을 압박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IS를 ‘죽음의 네트워크’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지만 IS에 동조하는 해외 조직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IS 격퇴 전략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미국이 22일 단독 공습했던 호라산그룹은 원조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세포 분열’한 조직으로 서방에 대한 테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제리에 본거지를 둔 IS 연계조직 ‘준드 알 칼리파’는 24일 오바마 대통령의 IS 규탄 연설이 나온 직후 프랑스인 인질 에르베 구르델 씨(55)를 참수 살해한 동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이 조직은 앞서 22일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프랑스가 IS에 대한 군사행동을 멈추지 않을 경우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조직은 최근 알카에다에 대한 충성 서약을 공개 파기하고 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 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바쳤다.

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한 필리핀의 이슬람 과격단체 ‘아부사야프’도 독일인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며 독일 정부에 몸값으로 2500만 페소(약 5억8275만 원)를 요구했다고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이들은 또 독일에 미국의 IS 공습을 지지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 두 조직은 IS의 지역별 복제판으로 과거 알카에다가 인터넷을 통해 ‘테러단체 프랜차이즈’를 구축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2011년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 사망 이후 후계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됐다. 하지만 알카에다는 ‘샤하브’(소말리아) ‘알카에다 마그레브’(북아프리카)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예멘) ‘카에다트 알지하드’(동남아) ‘누스라전선’(시리아) 식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호라산그룹 역시 파키스탄과 아프카니스탄에서 시리아로 잠입해 자와히리의 지시에 맞춰 활동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 때문에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거점에 대한 서방의 공습이 지속된다면 IS의 복제 조직과 알카에다의 세포 분열 조직들은 서방 국민을 납치 살해하는 방식으로 IS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 ‘시테 인텔리전스 그룹’은 이와 관련해 “IS가 전 세계에 있는 추종자들에게 공격을 지시한 상태여서 프랑스인 인질 살해가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5일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공습만으로는 테러리스트를 뿌리 뽑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도 테러 조직의 이런 특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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