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개 법안 계류… 147일째 처리 ‘0’ 與 “본회의 단독으로라도 열 것”… 野 “직권상정 절대 안돼” 반발
의장실 찾아간 박영선 野 원내대표 정의화 국회의장(오른쪽)이 25일 국회 의장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만나 26일 본회의 개최와 관련한 야당의 입장을 듣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의사일정을 직권 결정한 데 이어 26일 본회의에서 91개 법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뭐든지 일방적으로 하면 후유증이 너무 크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본회의가 반드시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5월 2일 이후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해 ‘식물국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회가 26일에도 법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국회를 해산하라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과 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 권한으로 본회의를 열어 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이 61%나 됐다. 반대는 26%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정 의장을 찾아가 야당이 의사일정 참여를 계속 거부한다면 본회의에서 여당만이라도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91개 법안을 상정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정 의장을 따로 만나 여당의 본회의 단독 개의 등의 움직임에 강력 항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용 의장이냐”고 따졌다.
최형두 국회의장 대변인은 통화에서 “의장이 본회의를 열겠다고 공표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이걸 바꾸려면 국회법 77조에 따라 여야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으로서도 여야가 본회의를 열지 못해 국회 공전(空轉) 사태가 지속될 경우 국민적 공분에 직면하게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입법부가 법을 만들지 못하는 ‘무(無)법부’가 되는 마당에 국회가 존재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처리 때문에 국정감사를 안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민동용 mindy@donga.com·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