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자신 있던 주부 김모 씨(45)는 건강검진 대장내시경 결과 2cm 크기의 악성 종양이 발견돼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 비만센터를 찾았다. 김 씨는 대장암의 가족력도 없었지만 문제는 비만이었다. 김 씨처럼 암 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받고 안정기에 들어선 환자들이 최근 비만센터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만이 각종 암의 발병 및 재발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대장암 관련 논문을 모아 필자가 보고한 ‘암 분석 자료’(Cancer Causes and control 2011)에 따르면 고도비만인 사람이 대장암의 전단계인 ‘대장용종의 발생률’이 최고 69%나 높았다. 임상대장학문학회의 보고에서도 비만이 대장암의 발생률을 40%, 대장암 환자의 사망률을 30% 이상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체중보다는 체지방률, 특히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내장지방’이 암 발생을 촉진하거나 악화하는 원인이 된다. 대장암 환자의 경우 암의 재발을 막고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수면습관을 들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게 좋다. 태운 음식 등 발암 물질은 피하고 충분한 단백질 섭취, 트랜스 지방과 단순당처럼 내장 지방을 살찌우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주 5회 이상 꾸준히 해 근육을 키우면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허리둘레가 100cm를 넘는다면 신체의 에너지대사 균형이 깨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대장암 발병의 위험 정도는 체중보다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일주일에 1cm씩 허리둘레를 줄여 90cm 이하가 된다면 비만 때문에 암이 재발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인하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연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