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윤덕여 감독(왼쪽)과 북한 김광민 감독이 28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은 29일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윤덕여 감독 “밥은 잘 먹고?”… 김광민 감독 “묵을 게 없다야”
윤덕여·김광민감독, 준결승전 앞두고 웃으며 인터뷰
현역 시절부터 인연 …경기질문 나오자 긴장감 팽팽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선수단의 표정은 대개 무뚝뚝하다. 좋은 기록을 내도 김정은 북한 제1국방위원장을 향한 찬양만 반복한다.
“밥은 챙겨먹고? 식사는?”(윤 감독)
“당최 묵(먹)을 게 없다. 야∼.”(김 감독)
한 살 터울의 둘은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현역 시절부터 서로를 잘 알고 지내왔다. 남북 간의 화해무드가 감돌던 시절에 소중한 추억을 쌓을 기회가 많았다. 198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990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 예선, 1990년 7월 베이징 다이너스티컵, 1990년 10월 평양과 서울을 오간 통일축구에서도 마주했다.
윤 감독은 “김광민 감독뿐 아니라 북한남자대표팀 윤정수(52) 감독과도 잘 알고, 잘 지내왔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과 북측 통역관의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북한 고위 임원도 윤 감독이 청한 악수를 피하지 않고 “잘 싸우자”는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화제가 경기로 향하자 은근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윤 감독이 “북한은 강한 체력에 빠른 공수전환을 자랑하지만 우린 이를 파고들겠다. 잠시 우정은 잊겠다”고 하자, 김 감독도 “과거 몇몇 (남북)대결에서 왜곡된 판정이 나왔다. 공정한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며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한국은 북한과의 여자축구 역대 전적에서 1승1무12패로 열세고, 아시안게임에선 4전패를 당했다. 북한여자축구는 아시안게임에서 금 2개, 은 2개, 동 1개를 따낸 전통의 강호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